수직 적층, 최대 전용 면적과 용적의 확보, 빤빤한 볼륨, 외계와의 접속이 차단된 깊숙한 내부, 기계적으로 반복한 경직된 배치. 이는 생산과 공급의 메커니즘, 그리고 상명하달식 전체주의 속에서 불문율처럼 굳어져버린 것들이다. 이번에 소개하는 유현준(홍익대학교 교수)의 네 작업은 전혀 다른 태도를 취한다. 낮은 덩어리로 분절하여 흩뿌리고, 지면에 바싹 붙이고, 얇은 띠로 잘라 뱀처럼 길게 늘어뜨리고, 지그재그로 벌려서 여기저기 옥외 공간을 끌어들이고, 중간을 건너뛰어 이곳과 저곳을 잇는 시선의 관통이 이루어지고, 바닥, 처마, 슬라이딩 도어, 발코니, 테라스의 앙상블을 통해 가장자리는 비정한 경계면이 아니라 또 하나의 정박지가 된다. 생산의 논리가 지배하는 건축과 도시의 대안으로 제시하는 반동적인 구성이 네 프로젝트 모두에 적용되고 있다. 그리드스케이프(2023)는 요철 형태의 평면을 고안해 외기와의 접속을 강화하고 발코니를 빙 둘러 그림자가 진 두터운 가장자리를 만들어낸다. 아페르 한강(2024)에서는 테라스를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내외부를 넘나드는 유목적 삶과 이 웃간 절제된 시선의 교차를 유도한다. 하지만 반동적 구성의 실천이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