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말 개최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오랜만에 경주로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 몇 달 간 행사를 위해 새로 마련되는 공간뿐만 아니라 경주시 곳곳의 사적지가 공사로 분주했다. 고도 경주에서 국제행사를 치르며 도시를 정비하는 일은 경주가 역사관광도시로 거듭나는 ‘개발’사와 궤를 함께 한다. 박정희 대통령 재임 시절인 1960~1970년대, 국가주도로 경주관광종합개발계획을 수립하고, 1979년 아시아태평양관광협회(PATA) 총회의 워크숍을 경주에서 개최하는 것을 목표로 불국사와 석굴암 발굴 및 복원, 여러 사적지 정화가 시행됐다. 사적지뿐만 아니라 강병기, 김수근, 나상기, 이광로, 박병주 등이 기본계획을 작성한 보문관광단지 개발이 추진되면서 외화 획득을 위한 관광산업의 기반시설 역시 조성된다. 1979년 박정희 대통령의 서거로 이러한 계획들은 추진력이 사그라들었지만, 1970년대는 경주의 역사와 전통이 국가에 의해 주요 관광 자원으로 재구성되는 시기였다. 지금 인기있는 황리단길도 1970년대 지정된 한식 건축물 지구에서 시작됐다. 이때 관광지에 부여된 역사와 전통은 신라 유적지로서 맥락보다는 조선시대 혹은 일제 식민지기 한옥의 모방에 가까웠다. 이렇게 천년…